날씨가 쌀쌀해지고 일조량이 줄어드는 요즘,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감소시켜 우울한 기분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면호르몬 ‘멜라토닌’의 불균형을 초래해 낮에도 졸음이 몰려오고 무기력한 느낌과 처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신체의 에너지 수준이 감소하게 되고 외부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회적 고립감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흔히 ‘가을 탄다’라는 말을 많이 쓰듯이 가을이 깊어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울적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닌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주로 여성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된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우울감, 에너지 저하와 피로감, 대인관계의 위축, 과다 수면 혹은 불면증 등의 수면 패턴의 변화, 집중력 저하, 식욕과 체중 증가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들은 계절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계절성 우울증은 개인의 대인관계, 직업적 기능, 사회적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내원 시 환자의 신체적 및 심리적 증상에 따라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상담치료 등이 시행되며 특히 약물치료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므로, 의사의 지시 없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지만, 약물은 개인의 증상과 필요에 맞춰 조정되므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우울증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며, 계절성 우울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주기적으로 ‘햇볕 쬐기’를 실천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야외활동과 함께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바나나, 치즈, 달걀 흰자, 생선, 육류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의 형성으로 생체리듬을 안정시킬 수 있다.
서일석정신건강의학과 서일석 대표원장은 “일시적인 계절성 우울증 증상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사회적 교류 유지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다만 계절성 우울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의료기관 방문해 자신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