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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 - 국제신문 건강칼럼 기고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12.01
  • 정신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

     

    정신질환, 그 중에서도 특히 정신병에 대한 일반의 오해와 편견은 심각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이 정신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로 인해 환자나 가족들이 받는 부당한 사회적 대접과 마음의 상처는 정신병 그 자체보다 더 큰 고통이 될 때도 많다.

    오해와 편견의 내용은 다양하다. 정신병은 귀신에 씐 병이라거나 마음이 약해서 오는 병이라는 고전적 오해는 차라리 나은 편이다. 정신병은 유전병이고 항상 난폭하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며 한번 걸리면 영원히 치료가 되지 않는 병이라는 편견까지 가세될 때는 정말 할 말을 잃곤 한다.

    이런 오해와 편견은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장되기도 한다. 소설과 영화에서 정신병이 언제나 부정적 모습으로만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동정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도록 묘사되는 다른 질병과는 달리 정신병은 항상 얼빠진 자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혹은 공포와 긴장을 자아내는 소재로 취급된다.

    뿐만 아니라 언론 보도도 이런 일에 한몫을 톡톡히 거든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경위가 애매하면 항상 정신병 환자의 소행이 의심된다는 추측성 기사가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탈출 하면 마치 무시무시한 맹수가 동물원 우리라도 뛰쳐나간 양 야단법석을 떤다. 그래서 정신병은 무섭고 위험한 병이라는 잘못된 믿음은 더욱 분명한 확신으로 일반인들의 뇌리에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밝혀진 정신병의 실체는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오해 중의 하나는 정신병을 '마음의 병'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한때 '귀신 병'으로 생각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생각이고 또 일부 정신병은 마음의 충격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신병이 뇌 기능장애로 생기는 '뇌 질환'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정신과 의사는 아무도 없다.

    정신분열병의 경우만 하더라도 뇌의 세포와 세포 사이를 기능적으로 연결하는 수많은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의 과잉상태가 환청이나 망상 등의 정신병 증세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실제 필로폰이나 코카인 등을 과량 사용하면 뇌 속의 도파민이 과잉상태가 되어 정신분열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반대로 정신병 치료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항(抗)정신병 약물들은 모두 도파민의 과잉상태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런 사실은 정신병이 곧 '뇌 질환'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된다.

    정신병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난폭하고 위험하며 범죄를 잘 일으킨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전체 정신질환자들과 일반인들을 비교해보면 폭력이나 범죄를 저지를 확률에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적다. 2000년도 범죄백서를 보면 일반인의 범죄발생률이 2.5%인 반면 정신질환자는 1.8%였다. 또 폭행과 관련된 영국의 한 조사는 정신분열병의 0.05%, 조울정신병의 0.006%만이 폭행죄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했다.

    갑작스럽게 정신적 혼란상태에 빠진 소수의 환자들은 자신의 망상과 환청 때문에 우발적 행동을 할 수 있고 그것이 위험하고 난폭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이고 드문 경우일 뿐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겁이 많으며 매우 소심한 경우가 더 많다.

    또 정신병은 잘 낫지 않는다는 생각도 편견이기는 마찬가지다. 정신병에 대해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었던 20세기 중반까지는 이런 생각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정신과 치료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왔다. 일부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도 있지만 정신병의 50~80%는 대체로 완전히 회복된다. 회복된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병력을 감추는 반면 환자들은 계속 병원 출입을 하고 또 치료기간도 길다 보니 정신병은 잘 낫지 않는다는 오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외에도 정신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많다. 그리고 이런 편견들은 지금도 정신병 환자의 가슴에 또 다른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다. 정신질환자가 5백만 명이나 된다는 이 시대에 '뇌 질환'을 앓고 있는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선은 그래서 너무 잔인하다고 느낄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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